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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된 개념 새로운 조화 ‘오퍼짓 유나이티드’ 지향점” [헤럴드디자인포럼2023]
2023.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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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디자인
김택균 기아 넥스트디자인 담당 상무
내·외장 물론 고객 개념·경험까지 디자인
EV9·EV5·4세대 쏘렌토 ‘조화로움’ 담아
“퍼스트무버 정신으로 고객에 어필할 것”

‘미래 자동차’라는 단어가 ‘옛말’이 되고 있다. 과거의 미래기술로 불렸던 ‘전동화 자동차’는 최근 ‘일상’ 영역에 빠른 속도로 침투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서 등록된 신차의 9.8%(약 16만대)가 전기차였고, 전체 전동화(전기차+하이브리드차) 자동차의 점유율은 22.3%였다. 새 차를 뽑은 소비자 다섯 명 중 한 명은 ‘미래 자동차’의 영역에 발을 들인 것이다.

자동차 디자이너들은 새 시대를 쓰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머지않아 자동차 시장에서 메인이 될 전동화의 형상을 설계하는 것이 그들의 몫이다. 한국 전동화 자동차가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기아·제네시스 등 우리 완성차 디자인 인력들의 어깨가 특히 무겁다.

김택균 기아 넥스트디자인담당 상무는 최근 헤럴드경제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인간의 이동에 대한 욕구와 경험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고객에게 기쁨과 행복을 주기 위한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편안하고 아름다운 디자인을 선보이면서도, 기술적 편의성, 친환경성과 안정성 등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디자인에서 고려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상무가 담당하는 기아 넥스트디자인 그룹(Next Design Group)은 외장디자인실과 내장디자인실을 포함하여, 기아가 생산하는 전체 차량(전기차·내연기관차)의 양산 작업 전반의 디자인을 담당하는 조직이다. 기아는 앞서 외장과 내장을 나눠 운영하던 디자인 조직을 하나로 통합하면서, 김 상무에게 총괄을 맡겼다. 외장과 내장 디자인은 BMW 출신인 존 버킹햄 외장디자인실장과 요한 페이즌 내장디자인실장이 각각 맡는다.

김 상무는 “넥스트디자인그룹은 기아의 디자인을 총체적으로 다루고 있는 조직”이라면서 “단순한 외장이나 차량 실내가 아니라, 고객의 차량에 대한 개념과 경험까지 포함해, 전체 차량 디자인을 아우르는 통합적인 디자인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플랜 S’로 불리는 기아의 전기차 전환 가속화 프로젝트와, 내연기관 전략 차종의 디자인, 또 최근 관심을 받고 있는 ‘PBV(목적기반차량)’을 모두 넥스트디자인 그룹에서 다룬다.

기아의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는 우리 삶 속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대비’를 창의적으로 조합하여 ‘조화’를 구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각자 다른 기능이 어우러져 ‘이동 수단’이라는 목표를 이루는 자동차처럼, 다양하고 상반된 개념과 형상이 함께 조화를 이루게 하는 게 ‘오퍼짓 유나이티드’의 지향점이다.

김 상무는 “다양하고 복잡한 가치들 속에서 상반된 개념을 창의적으로 조합할 경우 새로운 영감을 얻고 예상치 못한 조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고 있다”면서 “디자인 철학에서 ‘대비’는 다양한 상반된 개념을 결합하고 동시에 창의적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오퍼짓 유나이티드’는 여기에 ‘대자연’이라는 요소를 추가한다. 오랜 시간 인간과 사회에 영감을 줬던 자연에 대한 일종의 ‘오마주’이자, 친환경차 시장을 선도하려는 기아의 의지를 담은 요소다.

전면부 그릴과 헤드램프에 각진 형상을 줘 강인한 인상을 넣으면서도, 전체적으로 기존 쏘렌토의 유연한 이미지를 살려낸‘ 더 뉴 쏘렌토’ [기아 제공]
기아의 플래그십 전동화 모델 EV9의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트닝이 적용된 헤드램프와 자연을 담은 디자인. [기아 제공]

‘오퍼짓 유나이티드’ 철학을 담은 대표적인 차량으로는 최근에 출시된 부분변경된 ‘4세대 쏘렌토(더 뉴 쏘렌토)’나 기아의 전동화 신차 EV9, EV5(콘셉트카)가 있다.

더 뉴 쏘렌토는 차량 전면부에 강렬한 그릴과 각진 헤드램프를 배치하면서도, 기존 쏘렌토가 보여줬던 우아함을 잘 살려냈다. EV9을 관통하는 디자인 철학은 ‘자연과 조화되는 대담함(Bold for Nature)’로 요약된다. 친환경성과 미래지향성을 상징하는 신기술을 넣으면서도, 자연에 대한 오마주를 담는다. 헤드램프에는 ‘밤하늘의 별’을 각진 휀더에는 ‘탄탄한 바위’를 닮은 형상을 구현하는 식이다. 김 상무는 “상반된 개념의 조화를 통해 강인함과 우아함, 현대성과 자연성을 조화시키는 디자인을 만들어내면서, 차량의 미학과 혁신성을 동시에 나타내고자 했다”고 부연했다.

기아가 앞으로 출시하는 풀 체인지 모델의 디자인 방향성은 내연기관차도 전동화의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 상무는 “최근 전동화 바람 속에서 커넥티비티와 자율주행이 함께 동반되면서 ‘이동수단’에 대한 인식과 방향도 변화하기 시작했다”면서 “내연기관차도 이런 영향을 받고 있는 만큼, 앞으로 출시하는 풀체인지 모델은 내연기관 자동차더라도 EV의 디자인 방향성을 함께 느끼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우 기자 /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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