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 To Top

news
home NEWS FASHION
FASHION
전 세계는 지금 어글리 패션 열풍
2017.12.04
edit article
헤럴드디자인

 전 세계는 지금 어글리 패션 열풍

By 안희찬 (스토리텔러) 

옷은 인류의 생존을 위해 탄생한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다. 신생대 제 4기, 지구의 기온은 급속도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동물들은 상관없었다. 두꺼운 가죽과 따뜻한 털로 낮은 기온으로부터 자신의 몸을 보호했다. 인간은 아니었다. 인간에게는 가죽도 털도 없었다. 그래서 탄생한 게 옷이다. 우리의 조상들은 바늘과 실을 이용해 옷을 만들었고 이 옷을 통해 인류를 지속시킬 수 있었다. 옷은 나날이 발전해 개성을 드러내는 하나의 수단, 패션으로 변모했다. 사람들은 패션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자신을 어필했다. 즉 패션은 자기 과시의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올해 패션계를 들여다보면 기존의 스타일과는 다른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못생긴 패션, 즉 어글리 (Ugly) 패션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양상은 국내에서는 롱패딩, 해외에서는 플리스 (Fleece), 일명 후리스로 확인할 수 있다.

1. 롱패딩

1.jpg

<평창 올림픽 롱패딩, 평창 온라인 스토어 홈페이지 캡쳐>

작년까지만 해도 롱패딩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예전부터 롱패딩을 애용한 필자의 형제는 작년에는 롱패딩을 입고 다니는 게 창피하다고 까지 말했다. 왜 창피하냐고 물었다. 대답은 간단했다. 못생겼기 때문, 즉 어글리 한 패션이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올해는 다르다. 몇 년 전 불었던 패딩 열풍에 비견되는, 아니 이를 넘어서는 롱패딩 열풍이 불고 있다. 이 열풍은 누구나 몸소 체감할 수 있을 정도다. 필자는 최근 롱패딩을 구입하기 위해 백화점으로 향했다. SPA 브랜드는 물론이고 스포츠 브랜드와 아웃도어 브랜드까지 롱패딩 상품을 내놓았다.  인기 있는 롱패딩 브랜드의 경우 대부분이 품절되었고 어떤 브랜드는 지금 롱패딩을 주문하면 12월 중순에야 받을 수 있다는 말까지 했다.

2.jpg

<디스커버리 롱패딩, 사진 출처 : 디스커버리>

패션이란 관점에서 롱패딩은 정말 어글리 하다. 마치 미쉐린 타이어의 캐릭터를 연상케한다. 이런데도 우리나라에선 왜 롱패딩 열풍이 불기 시작했을까. 우선 가성비가 좋다는 이유가 있다. 롱패딩은 과거에 있었던 패딩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자랑한다. 더구나 높은 보온성까지 있으니 탐이 날 수 밖에 없는 패션 아이템이다. 또한 롱패딩만의 특성도 롱패딩 열풍에 한 몫 거들었다. 일반적인 롱패딩은 무릎 아래까지 온다. 덕분에 롱패딩을 입으면 롱패딩 속에 가려지는 다른 패션 아이템은 신경을 안 써도 된다. 좋은 가성비와 코디에 신경을 기울이지 않아도 된다는 이유 때문에 롱패딩 열풍은 당분간 지속될 예정이다.
2. 플리스 (후리스)

제목 없음.jpg

<플리스 재질, 사진 출처 : Canadian Geographic, Joann>

플리스, 일명 후리스는 해외에서 먼저 주목하기 시작했다. 플리스는 부드러운 파일을 가진 폴리에스터 소재를 뜻한다. 가볍고도 따뜻한 직물이기 때문에 주로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사용했다. 즉 플리스는 하나의 직물이다. 그러나 플리스로 만든 옷들이 해외서부터 유행을 하기 시작하면서 플리스는 옷을 지칭하는 고유명사가 됐다.

4.jpg
<유니클로 후리스, 사진 출처 : 유니클로 후리스 광고 캡쳐 (유니클로는 후리스라 표기)>

플리스를 보면 알겠지만 플리스를 통해 자신만의 패션감각을 자랑하기엔 뭔가 부족한 모습이 있다. 플리스 패션은 도톰도톰한 재질의 플리스가 전면에 드러나면서 천편일률적이면서 전형적인 디자인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화려하고도 색다른 느낌의 플리스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동시에 플리스는 패션 트렌드가 되었다. 따뜻한 질감에서 파생되는 보온성, 어글리한 모습을 탈피한 다양한 디자인은 해외 패셔니스타들의 안목을 사로잡았다. 플리스 열풍은 우리나라까지에도 불어와 우리들의 패션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어글리 패션 열픙은 패션의 기존 관념을 뒤엎어버린 놀랄만한 현상이다. 롱패딩과 플리스는 디자인적으로는 어글리하지만 옷의 질로는 뛰어난 모습을 보이며 패션계에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롱패딩과 플리스 열풍. 다음에는 어떤 패션 아이템이 유행을 선도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share
LIST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