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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좋은 세상 만들 잠재력, 디자인 안에 있다” [헤럴드디자인포럼2023]
2023.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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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디자인
‘아티코 디자인’ 크리스티나 첼레스티노
“컬러는 자연·문화 주변 모든 것의 일부”
“꽃에서 영감...향후 도전은 식물원 디자인”
韓 디자이너 중에는 이광화 작가 관심

이탈리아 출신의 건축가·디자이너이자 이탈리아 브랜드 ‘아티코 디자인(Attico Design)’의 설립자인 크리스티나 첼레스티노(Cristina Celestino)는 12일 “나는 꽃의 세계, 심지어 이국적인 꽃에서도 많은 영감을 받는다”고 말했다.

크리스티나 첼레스티노는 이날 헤럴드 창사 70주년에 열리는 ‘헤럴드디자인포럼2023’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디자인 철학의 원천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밝히고 “종종 잊혀지거나 보이지 않는 감각과 내용을 전달해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북동부 포르데노네에서 태어난 크리스티나 첼레스티노는 에르메스, 펜디, 피앙카 등 세계 유수 명품 브랜드와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한 이탈리아의 건축가이자 인테리어 디자이너다.

세계적인 건축디자인 잡지 아키텍쳐 다이제스트가 선정한 ‘AD 100 디자이너’에 이름을 올렸으며 디자인 잡지 도무스, 엘르 데코, 월페이퍼, 아키텍쳐 다이제스트, 이데아, 보그 등 지난 여러 해 동안 저명한 디자인 매거진들에 소개됐다.

밀라노 가구박람회인 ‘살롱 데 모바일’에서 심사위원 특별상(2016년), 세계 3대 리빙 박람회인 ‘메종&오브제’에서 ‘올해의 디자이너상’(2022년)을 수상했다. 사랑스러운 파스텔톤 컬러의 작품들로 행복한 기분을 선사하는 디자이너로 잘 알려져 있다.

크리스티나 첼레스티노는 “컬러 연구와 조사는 항상 내 창작 과정의 일부였다”며 “컬러는 자연, 우리의 문화, 우리 주변 모든 것의 일부”라며 “나는 이탈리아 동부, 거의 국경 가까운 곳에서 자랐는데, 그래서인지 산들과 넓은 들판이 나의 미적 시각을 넓혀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종종 코토와 같이 매우 거칠고 원시적인 소재와 반짝이고 화려한 소재를 연결해 보는 시도를 한다”며 “그렇게 해서 공간을 보는 시야와 생명을 자극하는 인식적 회로를 얻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Aldora Dormeuse MOOOI ph. MOOOI]

가구 디자이너이기도 한 첼레스티노는 포근한 느낌의 작품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페미니스트적 관점일 수도 있겠지만, 나의 작업이 많은 연구를 거친 후에 실제 프로젝트로 구현됐다는 사실에 더 집중하고 싶다”며 “작품을 통해 여러 가지 교차하는 것들과 영감으로 구성된 개인적인 세계관을 표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첼레스티노는 주거, 호스피탈리티 서비스, 아트 디렉션, 제품 등 인테리어 디자인의 다방면에서 디자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 그는 “성격상 인테리어 디자인 세계의 다양한 측면을 모두 다루는 걸 좋아한다”며 “수년에 걸쳐 스튜디오를 개설했는데 재미있는 인테리어 프로젝트들이었고, 창의적인 방향은 직관과 아이디어, 긴밀한 협업들의 결과물”이라고 소개했다.

앞으로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영역에 대해 첼레스티노는 “식물 세계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어서, 식물원 디자인을 한번 해보고 싶다”며 “천천히 일관된 길을 걸어왔지만 동시에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멈추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그에게 ‘디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도 던졌다. 이에 첼레스티노는 “디자인은 세상을 표현하는 동시에 세상을 개선하고 더 아름답게 만드려는 시도로서 단순히 생산적이거나 반복적인 행위가 아니다”라며 “요즘은 또한 지속가능성이나 재활용과 같은 새로운 수단도 많이 생겼는데,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잠재력이 아주 풍부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디자인 세계에 눈을 뜨게 된 계기가 있나’라는 질문에는 “어렸을 때 작은 마을의 자연 환경에서 살았고, 항상 식물의 세계와 가까이 지냈고 도시와는 거의 접촉이 없었다”며 “10대 때에는 고등학교에 다녔는데 거기서 미술 역사와 건축가였던 선생님의 수업에 푹 빠졌고, 이전에는 아주 강렬한 깨달음을 얻었던 적이 없었은데, 그때 이것이 바로 내가 가야할 길이라는 사실을 느껴 베니스에 있는 건축 대학으로 진학하게 됐다”고 전했다.

[Cretto Wall Titles Fornace Brioni ph.Teo Zanin]

한편, 주목하고 있는 한국 디자이너가 있는지도 물었다. 이에 첼레스티노는 “과거의 문화를 끌어 오되 현대적 시각으로 사물을 형상화하는 능력을 가진 아티스트이자 디자이너인 이광화 작가의 작품을 좋아한다”며 “ABC 빌딩은 지오 폰티니의 건축물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있어 좋았고 OBBA나 와이즈 아키텍처(Wise Architecture) 같은 한국 건축 사무소는 1930년대와 1960년대 이탈리아 건축을 연구한 것 같다. 벽돌 같은 건축 자재의 기하학적이고 질감을 살린 기법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첼레스티노는 오는 19일 개최되는 헤럴드디자인포럼2023에서 ‘아름다움과 지속가능성의 조화: 컬러에서 물성으로(Intertwining Beauty and Sustainability: from Colour to Materiality)’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칠 예정이다.

그는 디자인이라는 과정 속에서 수립되는 다양한 관계의 결과가 공간 디자인과 기획에 반영된다고 이야기한다. 첼레스티노의 작품은 지적, 문화적, 물질적인 영역에 이르기까지 보다 폭넓은 공존을 주제로 한 스토리텔링을 핵심으로 하며, 이번 강연에서는 미학과 지속가능성의 조화에 대한 그녀만의 철학을 공유할 예정이다. 

서경원 기자 /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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