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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보존·삶의 질 향상, 글로벌 디자인 트렌드의 핵심” [헤럴드디자인포럼2023]
2023.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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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디자인
伊 디자이너·건축가 프란체스코 샨니
패션·건축, 직함까지 모두 디자인 연결
분야·무대 한계두지 않는 다양한 작업
“제품 통해 인류의 삶 개선하는 게 목표”

“제 모든 성과는 한 가지 공통된 흐름이 있습니다. 바로 ‘디자인’ 입니다. 패션이든 건축이든, 심지어 저널리스트라는 제 직함까지 모든 것은 디자인으로 연결돼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 항상 몸담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건 다학제적 접근이야말로 문화적 토대를 풍성하고 깊이 있게 만드는 길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패션디자이너, 건축가, 저널리스트, 교수, 경기도 남양주시 국제협력관 등. 이탈리아의 프란체스코 샨니(Francesco Scianni)를 설명하는 단어들이다. 이렇듯 디자인에 대한 열정으로 분야에 한계를 두지 않고 각양각색의 활동을 해온 그는 헤럴드경제와의 서면인터뷰에서 디자인이 추구해야할 가치에 대해 “제품을 통해 최종 소비자, 즉 엔드 유저(end user)에게 가치를 전달하고 그들의 생활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16세에 사진 모델 활동을 하며 패션 업계에 발을 들인 샨니는 패션 디자인, 건축학 학위를 모두 취득하며 디자인 활동 분야를 확장해갔다. 패션 분야에선 구찌, 프라다, 페라가모 등 유명 명품 브랜드의 남성복·여성복·액세서리 디자인과 폴로 랄프로렌, 갭, 바나나 리퍼블릭 등의 디자인 작업을 맡았고, 건축 분야에선 프라토 대성당 복원 및 보강 공사, 파리 미우미우 부티크 공사, 로마 펜디 빌딩 인테리어 공사 기획 등을 담당했다.

디자인 외에도 밀라노 엑스포 2015 이탈리아-토스카나주 음식 및 음료 행사 프로젝트 기획, 첸톨라시 지역 마케팅 프로젝트 기획을 진행하는 등 문화 홍보 분야에서도 다양한 이력을 남겼다.

작업해온 분야만큼이나 활동 무대도 다양하다. 이탈리아뿐 아니라 프랑스, 미국, 아랍에미리트, 튀르키예, 독일, 브라질, 콜롬비아, 중국 등 활동 반경을 전세계적으로 넓혀온 샨니는 한국에서도 남양주시 국제협력관이라는 직책으로 문화적으로 교류하고 있다.

샨니는 “이렇게 전 세계를 다니며 받은 영감이 디자인할 때 큰 영향을 미친다”며 “일이든 컨퍼런스든 강연이든 주어지는 모든 기회를 통해 제 철학적 신념과 창의적 영감을 전파하고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의 경험에 대해선 “한국 디자이너들의 안목 있는 취향, 특히 인테리어와 오브제에 접근하는 방식에서 그들의 절제되면서도 우아한 감각을 엿보는 특권을 누렸다”며 “한국에서의 여정은 제게 디자인에 있어서 또다른 중요한 부분인 ‘정신’을 발견하게 해줬다. 이러한 정신적 차원은 제게 중요한 변화의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어떤 분야보다도 트렌드에 민감한 디자인 분야에만 30년 넘게 몸담고 있는 만큼 샨니는 여러 기업들에 트렌드에 대한 혜안을 제공하는 일도 맡고 있다.

그는 “현재 미국의 바나나 리퍼블릭 컬렉션 트렌드 컨설팅뿐 아니라 프랑스, 영국에서 트렌드 연구를 중심으로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며 “ ‘트렌드 포럼’ 설계도 하는데 세계적으로 유명한 독일의 메세 프랑크푸르트 전시장과도 작업하고 있다”고 했다.

샨니는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쿨헌팅(coolhungting)’ 기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고 말한다. 쿨헌팅은 소비자 스스로 시장의 트렌드변화를 관찰하고 자신의 소비내역에 대한 정보를 기업에 제공해 미래에 유행할 상품 경향을 예측하는 마케팅 조사 방법이다. 그는 “쿨헌팅을 통해 고객 요구의 변화를 경쟁사보다 앞서 예측하고 이러한 통찰력을 디자이너 개인의 감성과 창의력으로 변형하면 최종 제품이 탄생한다”고 말했다.

이렇듯 트렌드와 누구보다도 밀접한 샨니가 바라본 현재의 디자인 트렌드는 무엇일까. 그는 ‘지구의 보존’, ‘사용자의 삶의 질 향상’ 두 가지가 글로벌 디자인 트렌드의 본질적 핵심 요소라고 답한다. 샨니는 “우수한 내구성과 재활용이 가능하고, 사용자의 삶과 조화로운 공존을 이룰 수 있는 제품이 지금의 디자인 추세”라고 했다.

자원의 보존과 소비자의 삶을 위한 디자인을 목표로 하는 샨니는 “제품을 통해 인류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성실하게 노력했던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며 “이 목표를 달성한다면 가장 큰 보람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철학을 가진 프란체스코 샨니는 오는 19일 열리는 헤럴드디자인포럼2023에서 ‘새로운 패션 디자인 트렌드 연구 및 정의(Researching and Defining New Fashion and Design Trends)’를 주제로 강연한다.

이날 그는 수명이 짧은 패션 디자인 세계에서 트렌드 예측과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를 디자인에 반영한 사례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신혜원 기자 / hwsh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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